김영완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우분투칼럼] 카지노사이트 순위와 개발협력⑵: 죽다 산 버스여행서 본 '저발전'
김영완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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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카지노사이트 순위 대륙을 여행하는 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카지노사이트 순위 내에서 육로로 다니는 것은 상당한 시련을 가져다준다. 도로 정비가 잘된 대도시가 아니라, 개발협력사업 현장 답사를 위해 발전이 덜 된 소도시나 시골 마을을 찾게 될 때는 특히 무척이나 애를 먹는다. 도로포장이 돼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비포장도로를 이용해야만 하는 경우에는 한 시간 거리가 5시간, 6시간으로 늘어가기도 한다.
[제작 양진규]
아래 사진은 부룬디의 수도였던 부줌부라의 버스 터미널에서 찍은 사진이다. 당시 현지 사정을 잘 들여다보기 위해 육로 이동을 선택했다. 출발 전 들뜬 마음으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당시 부룬디에서 개발협력사업을 진행하던 분은 "외국인이 현지인 버스 터미널에서 버스 타는 건 처음 봤다"며 버스 탑승을 극구 말렸다. 그러나 필자는 부줌부라에서 탄자니아의 서쪽 도시인 키고마까지 6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현지인이 타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몇 년 뒤 필자를 말리던 그분을 다시 만나 왜 더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느냐고 원망하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 한 채, 버스에 몸을 싣고 여정을 시작했다. 아래 사진에 나오는 봉고 크기의 15인승 버스에는 21명의 승객과 신생아 1명, 닭 2마리가 타고 있었다.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5명이 타고 있었고 운전사는 창밖으로 몸을 내밀고 운전해야만 했다. 닭 두 마리는 번갈아 가면서 울어댔고 사람들은 소리치듯이 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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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까진 괜찮은 편이었다. 부줌부라에서 한 시간이 지나자 포장도로가 붕괴한 곳이 나타났다. 여정의 절반이 지나지 않았을 때 포장도로는 완전히 끊기고 비포장도로가 시작됐다. 마침 비가 많이 왔고 카지노사이트 순위는 오르막을 올라가다 전복됐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기에 승객들은 내려서 카지노사이트 순위를 제자리로 돌려놓았고, 힘을 합쳐 오르막길이 끝나는 길까지 카지노사이트 순위를 밀어 올려야만 했다. 6시간이 걸린다던 여정은 12시간이 지나서야 끝이 났고, 필자는 죽었다 살아난 마음을 진정시켜야만 했다.
여행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재미난 에피소드이긴 하나 이 사건은 현재 카지노사이트 순위의 저발전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열악한 도로 상황 때문에 카지노사이트 순위에서는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실제로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선진국에서는 쉽게 처리할 일도, 이곳에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혹자는 카지노사이트 순위의 저발전 원인 중 하나로 카지노사이트 순위인의 국민성을 꼽기도 한다. 그들의 시간관념이 부족하고, 천성이 게으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카지노사이트 순위의 발전에 대한 맥락적 이해가 부족한 데서 온 시각이다. 카지노사이트 순위인이 시간 약속을 지키기 어려운 것은 그들이 사는 곳의 시스템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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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카지노사이트 순위가 현재 이토록 발전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선 먼저 카지노사이트 순위의 과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잘 알려진 대로 대부분의 카지노사이트 순위 국가는 유럽 열강에 의해 오랫동안 식민 지배를 받았다. 유럽 열강의 식민 지배는 혹독한 약탈과 수탈을 목적으로 잔인하게 행해졌다.
와플로 유명하고, 평화로운 이미지가 강한 벨기에는 제국주의 시대 당시 현재의 콩고민주주의공화국, 르완다, 부룬디 지역 등을 악랄하게 지배한 것으로 악명을 떨쳤다. 벨기에 식민 지배 세력은 고무 생산을 위해 식민지 원주민을 동원했다. 그들은 할당량을 지키지 못한 원주민의 손목을 잘랐다. 한쪽 손목이 잘린 원주민은 또다시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고 남은 한쪽 손목마저 잘렸다. 양쪽 손목을 다 잘린 원주민은 결국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가 콩고민주주의공화국 지역과 그 인근을 지배한 동안 약 1천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식민지에서 얻은 막대한 수익으로 브뤼셀과 라켄 등지에 궁전과 건물들을 세웠고, 화려한 생활을 했다. 현재 아름답게만 보이는 벨기에의 유명한 건축물 이면에는 수많은 원주민의 피가 묻었음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혹자는 유럽의 식민 지배가 아프리카의 발전을 도왔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식민지는 약탈과 수탈을 위한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근대화는 유럽 열강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식민 지배가 남긴 잔혹한 상처는 아프리카 저발전의 근본적인 원인이 됐다. 오늘날에도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서 유럽 에너지 기업이 천연자원 채굴권을 상당 부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식민 지배가 아프리카 저발전의 원인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필자가 현지인과 진행한 수많은 인터뷰에서도 식민 지배의 역사는 언제나 아프리카 저발전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꼽혔다.
카지노사이트 순위 국가의 저발전 상황은 유럽의 식민 지배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카지노사이트 순위 국가 자신의 책임도 당연히 있다. 식민 지배의 혼란에서 독립한 카지노사이트 순위 국가들은 민주화, 독재, 군부 지배, 쿠데타 등을 거치면서 오랫동안 혼란에 빠졌다. 정치적 불안정은 풍부한 자원을 가진 카지노사이트 순위를 저발전이라는 덫에 빠지게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수많은 카지노사이트 순위 국가 국민은 절대 빈곤 상황에 처하게 됐다. 카지노사이트 순위 국가의 현재 저개발 상태는 식민 지배에서 출발해 국가 정치 체제의 붕괴와 함께 심화했다고 할 수 있다.
여전히 여러 아프리카 국가가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희망적인 상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스스로 힘으로 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이런 노력이 결실을 보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츠와나는 중진국에 버금가는 경제 수준을 갖춘 국가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 발전을 이룩한 나라 중 하나로 조사됐다. 보츠와나의 국내총생산(GDP)은 1960년 대비 약 600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미비아 역시 안정적인 정치 상황과 적극적인 투자 유치 등으로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는 중이다.
카지노사이트 순위를 육로로 이동한다는 것은 어렵기도 하지만, 푸릇푸릇한 나무와 빨간 흙이 어우러진 무척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전복될 걱정 없이 포장된 도로를 이용해 카지노사이트 순위를 여행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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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완 교수
현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 아이오와대학(University of Iowa) 정치학 박사,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개발협력 석사,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 사회과학단 전문위원(2022∼2024), 현 외교부 무상원조관계기관 협의회 민간전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