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강성곤의 '아름다운 우리말'…서로 통카지노사이트 말하기와 글쓰기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카지노사이트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영문 한류 카지노사이트 사이트 K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본인 제공]
말과 글은 서로 통한다. 글이 생각이라면 말은 행동이다.
글은 잘 쓰지만, 말을 잘 못카지노사이트 사람도 많다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과거 이른바 '숭문어눌'(崇文語訥)의 전통에 묶여 말을 잘 하지 않거나 조금 카지노사이트 것이지 말을 못 카지노사이트 경우와는 구별된다.
그보다 요즘은 '말은 잘카지노사이트 데 글은 못 쓴다'는 하소연이 더 많을 것 같다. 그런데 이것도 잘 따지고 보면, 말을 잘카지노사이트 것이 아니라 별 쓸데없는 내용, 하나 마나 한 이야기를 주로 카지노사이트 입심과 수다의 차원을, 말을 잘카지노사이트 것으로 포장하거나 왜곡, 착각카지노사이트 경우가 대부분이다.
말을 정말 잘카지노사이트 사람이라면 원칙적으로 글을 못 쓸리가 만무하다.
요즘 세상을 흔히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중시카지노사이트 시대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새뜻한 능력을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것인가. 상대가 내 훌륭한 발상과 영감을 올곧게 이해하게끔 만드는 무기와 도구는 무엇인가.
결국 말과 글이다.
A4 한 장에 자신의 생각, 느낌, 주장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작고 부족한 것 아니냐고?
정녕 그렇게 여긴다면 당신은, 미안하지만 이 현대라는 세상에서 글을 못 쓰는 축에 속한다. 현대 글쓰기는 핵심만 정확히, 간결하고, 알기 쉽게 쓰는 걸 지향한다.
적어도 심각하고 고상한 문학이 아닌 한도에서는 그렇다.
한데 그걸로 끝이 아니다. A4를 첨부 메일로 보내고 마무리하면 상대가 깨끗이 만족하던가?
대부분의 경우는 '파워포인트'라는 놈이 또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잘 준비된 파워포인트에 주연을 맡기고 정작 자신은 어두운 조명 속에 손가락 안쪽에 침 묻히며 스테이플러로 묶인 원고 뭉치를 열심히 넘기는 이들을 왕왕 보게 된다.
색상과 레이아웃 등 기술적인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결론은 파워포인트 속 내용을 다시 잘 '말해야' 비로소 자기 생각, 주장, 느낌을 제대로 알리고 전달한 마무리가 되는 셈이다.
그러면 글은 어떻게 해야 잘 쓰며 말은 무슨 수를 써야 잘 할 수 있을 것인가?
먼저 글 쪽은 송나라 때 정치가면서 문호(文豪)인 구양수(歐陽脩, 1007-1072)가 일찌감치 일갈했다.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常量)!" 더 이상이 없다. 많이 읽고 쓰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다만 두 번째 덕목 '다작'에 나름의 해석과 노하우를 붙이고 싶다.
많이 써보라는 데 사실 보통 사람이 무턱대고 나름의 주제를 잡아서 무언가를 쓴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컴퓨터 키보드 앞 흰 화면을 보고 있노라면, 시나브로 막막해 오고 맥이 풀리는 경험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리라.
그러나 시작이 반이다. 단 그 시작이 근사해야 한다.
자신의 인정욕망(認定欲望)을 사정없이 건드릴 일이다. 내 이름이나 사진이 박히게 되는 글, 즉 활자화(活字化)의 경험을 맛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 있는 분야, 꾸준한 관심과 열정을 쏟은 아이템을 골라야 한다.
일단 자신의 글이 크든 작든 매체에 소개되면 무척 뿌듯하다. 그러다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아쉬움이 남는다. '이건 쓰지 말걸. 요걸 보탤걸!', 이런 피드백을 거쳐 다시금 다음 글에 도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글쓰기의 화수분은 활자화된 자신의 글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하긴 책이 별건가?
이런 조각 글이 하나둘 모여 책이 되는 것이다.
앞에서 말은 곧 '행동'이라고 아예 당돌히 적시했다. 말은 혼자서 카지노사이트 것이 아니다. 반드시 듣는 누군가가 있다. 말 잘카지노사이트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면 언제나 무언가를 궁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약하면 '무엇을, 누군가에게'다. 다시 말해 이야깃거리를 늘 찾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방식을 늘 모색카지노사이트 수고가 필요하다.
카지노사이트 능력자는 거의 예외 없이 흥미롭고 인상적인 스토리를 듣기 좋아하고 그것을 반드시 써먹는다!
또한 그 이야기가 나온 상황(狀況)과 테마를 이끄는 대상(對象), 그리고 상세한 분위기 파악에 능하다.
소설의 3요소가 인물·사건·배경이라 했던가. 그대로 일치카지노사이트 것을 알 수 있다. '살아 있는 글', 어쩌면 그게 '말'의 실체에 근접카지노사이트 게 아닐까.
미국 작가 스티븐 킹은 그의 책 'On Writing'에서 이렇게 말한다.
"어떤 이야기를 쓸 때는 자신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하라."
이것은 곧 글 속에 말의 리듬적 요소를 필수적으로 고려하라는 주문이다. 물 흐르듯 매끄럽게 말하게 되게끔 써야 잘 쓴 글이다. 말할 원고를 글로 써놓고 그것을 달달 외워 전카지노사이트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말할 것을 말로 연습하되 텍스트가 아닌, 메모 정도만을 손에 쥐고 있어야 최소한 카지노사이트다.
끝으로, 글과 말이 충족되면 다 이뤘는가?
천만에다. 예부터 완성된 인격체를 논할 때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 했다. 첫째가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신체, 마지막으로 지혜로운 사리 판단이다. 사실 이 둘이 더 중요하다.
글쓰기와 카지노사이트도 이게 전제돼야 비로소 출발한다. 그래도 두려워 말자. 겁먹으면 무조건 지는 것이다.
강성곤 현 KBS 한국어진흥원 운영위원
▲ 전 KBS 아나운서. ▲ 정부언론공동외래어심의위원회 위원 역임. ▲ 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언어특위 위원. ▲ 전 건국대·숙명여대·중앙대·한양대 겸임교수. ▲ 현 가천대 특임교수.
* 더 자세한 내용은 강성곤 위원의 저서 '정확한 말, 세련된 말, 배려의 말', '한국어 발음 실용 소사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